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MSP 업체에 다니며 클라우드 엔지니어로 근무중인 28살, 1년차 엔지니어 입니다. 클라우드, 컨테이너, 쿠버네티스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주로 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업무시간 대 새로 듣는 기술들에 대해서 집 앞 카페에 나와 공부하곤 합니다.
그러던 중 문득 제 소개를 하는 페이지를 작성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나서 이 글을 적어봅니다. 그 계기를 굳이 곱씹어 보면 제가 좀 특이 케이스라 그런거 같아요. 현 직장에서나, 외부 활동을 나서거나, 처음 뵙는 분들과 친해져 가는 단계(?)에서 보통 아래와 같은 대화 흐름으로 이어져요.
Q. "학준님은, 신입이세요 경력이세요?"
A. "사회 경험은 7년차 이고 IT 경력은 2년차에요."
Q. "헉 군대는요?!"
A. "아 저 산업체 다녔고, 야간 대학도 같이 다녔어요!"
Q. "????"
28살(만 27)에 사회 경력 7년차, 군대 전역, 대학 졸업을 했을까요? 바로 "일 학습 병행제도"를 참여했기 때문인데요, 이 제도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과 학업(대학 혹은 전문대학)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이고, 저는 운이 좋게도 병역 특례가 가능한 기업으로 취업해서 4년 이라는 기간동안 한 업체에서 일하며 산업기능요원(병역 특례)과 대학교(정보통신공학과) 졸업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었어요.
+ 현재 시점의 일학습 병행제도 가입 조건과, 정책 등은 잘 몰라서, 찾은 링크를 남겨놓을게요. 전 4년제 대학 일학습병행에 해당되네요.
그럼 자세한 이야기는 고교시절 부터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하고 있는 현재 까지의 시간대 별로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결정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의 후회와 아쉬웠던 점이 있는지, 어떤 교훈을 얻었었는지에 대한 정리를 해볼게요.
IT 진로의 방향을 잡게된 고등학교 시절 (2013 ~ 2016)
저는 중학생 때 내신 점수가 153점 이었어요. 성적이 애매하기도 해서 어느 고등학교를 가야할지 고민 중이던 선택의 찰나에 특성화 고등학교라는 곳을 알게 됐어요. 취업을 빨리 할 수 있고, 공기업의 채용 기회도 열려있다는 홍보를 보고 큰 고민 없이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어요.
그렇게 특성화 고등학고 전자과로 진학하게 되었고, 1학년 어느날 선생님께서 "현재 전자과 기능반 접수를 받고 있으니, 기능반 소개를 시켜주겠다"라고 하시며 저희를 어딘가로 인솔해 주셨습니다. 그 곳에서 2, 3학년 선배님들이 듀얼모니터에 CMD를 띄우고, 뉴스에서만 보이던 휘황찬란한 글씨들이 지나다닌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사실 Ping 쳐 둔 거였던 것..)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고, 그대로 기능반에 지원후 합격하게 됐답니다.
여기서 기능반을 처음 들어보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매년 지방, 전국 기능경기대회를 주최합니다. 각 지방 기능경기대회(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입상한 선수들이 모여 전국 기능경기대회를 진행하게 되고 여기서 1등을 하게 되면 국가대표 자격을 얻어 세계(국제)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명예를 갖게 됩니다. 저희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귀금속 분야로 세계대회 1등하신 전설적인 분이 계신데요, 덕분에 1학년 시절 신문 기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함께할 수 있었어요. (아래 사진)
저는 기능경기대회의 컴퓨터 정보통신 종목을 2학년, 3학년 총 2번 출전하게 됐습니다. 다른 특성화 고등학교도 동일한지 모르겠지만, 저희 학교의 경우 기능반 학생들은 오전 9시 ~ 오후 9시 까지 대회 준비를 해야했기 때문에, 일반 수업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중간, 기말고사 때마다 벼락치기 식으로 시험 범위를 공부하곤 했던 기억이 남네요.
그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어떤 걸 준비했을까요? 컴퓨터 정보통신 종목은 서버 관련 구성, 네트워크 관련 구성 총 2개의 과제로 나뉩니다. 서버 과제의 경우 VMware, Cisco 물리 장비를 사용하여 Linux, Windows Server를 구성하고 그 위에 WEB, E-mail, DNS, LDAP, AD, Filesystem 등 서비스를 구성하는 과제로 이루어져 있고, 네트워크 관련 과제는 Cisco Packet Tracer를 통해 CCNA 수준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성하는 과제였습니다.
1과제 예시
2과제 예시
3학년 때 2015년 지방 기능경기 대회를 준비할 당시 2012 ~ 2014년에 출제 되었던 과제들을 풀어보고, 여러 도서를 보며 관련 지식을 공부했습니다. 아쉽게도 약 50명 정도 출전한 대회에서 8위를 하며 전국 대회 출전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IT 분야 쪽으로 진로 희망을 가지게 되었던 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제일 힘들었지만 "일"을 배울 수 있던 시기 (2016년 ~ 2020년)
특성화 고등학교는 3학년 1학기 말 부터 취업을 나가기 시작합니다. 저도 지방 대회를 마무리하고, 취업 준비에 뛰어들었는데요. 제가 다녔던 군자공업고등학교 근처엔 안산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위치했기 때문에 학교와 연계된 회사들 대부분이 제조업이 많았답니다.
어느날 담임선생님께서 "일 학습 병행제도를 진행하는 기업 명단이 나왔으니 확인해보고 지원해라"고 말씀 주셨습니다. 그 리스트에 유일하게 IT쪽으로 보여지는 "DB 구축 업무"로 적혀있는 기업을 발견했고, 서울에 기숙사까지 지원해 준다고 하여 얼른 지원했고, 면접에 붙게되어 위에서 말씀드린 일학습 병행제도를 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DB 구축 업무라는게 제가 생각한 mySQL, Oracle DB와 같은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가 아닌, DB에 적재되는 데이터를 구축하는 업무였답니다. 예를 들어서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 시스템에 의류의 사진, 가격 등에 대한 정보를 업로드 하는 업무였어요 IT와 관련된 업무가 아니란걸 알았지만 이미 일학습 병행제도와 관련된 모든 서류 처리가 끝났기에 대학교 입학만 남았고, 산업체까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던 저는 일단 계속 다녀 보기로 마음먹었고, 그 선택이 저에게 큰 시련으로 다가올지 몰랐습니다.
산업 기능요원들에 대한 대부분 사람들(어른 들)의 인식이 속된말로 노예로 인식되곤 하는데요, 제가 정말 그랬답니다. 총 25명 정도 되는 규모의 중소기업에서 프로젝트 기한에 맞춰 납품 준비를 하기위해 포괄임금제 라는 법의 그림자에서 열정페이를 받으며 야근과 철야를 밥먹듯이 해야했고, "너희는 지금 이 회사를 다닐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라"는 가스라이팅을 받아야 했으며, 프로젝트의 위험 관리를 못했다며 컨소시엄 회사 분들과 진행한 회의에서 욕설을 받아보기도 했답니다.(제가 정말 눈물이 없는 편인데 이 때당시 사수님과 점심식사를 먹으며 너무 억울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심지어는 기숙사의 인테리어 공사도 끌려가고, 세면대 교체도 해보고, 별의 별 잡일은 다 해보았던 것 같아요. 당연히 어딘가에 신고할 생각은 했지만 20대 초반 무섭기도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교와 군대를 포기할 수 없어서 신고하진 못했어요.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첫 사회생활을 진행했다 보니 많이 부족했던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실수가 많았고, 혼도 많이 났던 것 같은데요. 곱 씹어 보며 현재 제게 도움이 됐던 내용을 적어보려 해요
[보고의 중요성]
회사에서 항상 강조하고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내용 중 하나였어요, 업무의 지시를 받게 되면 시작, 중간, 마무리 총 3번은 기본적으로 업무 지시자에게 보고 하라는 내용이었어요. 간략히 정리 해보자면
시작 보고는 지시한 업무에 대해 언제까지 어떤 방법을 통해서 완료할 계획인지에 대한 업무 계획을 정리해서 보고합니다. 업무를 지시한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인지시켜주는 효과도 있고, 동시에 업무 지시자의 요구사항에 맞춘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죠.
중간 보고는 경우에 따라 생략할 수 있기도 한데요 말 그대로 지시한 업무를 처리하는 중간 쯤 업무 지시자에게 현황을 공유하는 거에요. 업무가 계획한 데로 잘 되고 있는지, 변수가 생겨 다른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지, 혹은 기한 내 처리를 못할 것 같으니 기간 연장이나, 다른 방법을 찾아 보았는데 검토를 부탁드린다는지에 대한 내용이죠
마무리 보고는 지시한 업무가 끝났음을 보고하는 것이고, 보통 업무의 결과물을 근거로 이야기 하죠.
그렇다면 보고는 왜 중요할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업무 지시자가 수직적인 관계에 있을 땐 업무를 지시한 사람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회사에 일을 아무리 잘 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일당백처럼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책임있는 일을 팀원에게 전달하여 일이 처리되게 끔 업무를 지시하죠. 여기서 핵심은 나의 일을 팀원에게 맡긴다 인데요.
업무를 지시받은 팀원은 시작보고를 통해 언제까지 어떻게 업무를 처리할 것이며, 문제 없이 처리되고 있다 혹은 이런 문제가 발생 했으니 이런 대안 중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할지 검토 받고(여기서 연차가 쌓이거나, 업무가 능숙해지면 선 조치로 문제를 해결하고 후 보고하게 되는 경우도 있음), 마무리 보고를 통해 일이 잘 처리 되었는지 업무에 책임이 있는 업무 지시자에게 알려주어여 합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을거 같아 첨언하자면, 수직 관계가 아닌 일의 책임을 균등하게 가진 수평적인 관계에서 협업을 진행 할 땐 상대방을 가르치고, 지시를 하는 방식이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고, 함께 정답을 찾아가는 "소통"을 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요.
[업무 관리를 하는 방법]
20살 초반 상사로 부터 "업무 관리 계획을 작성 해봐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아니 업무 계획이란게 뭐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 업무 관리라는게 무엇일까요? 사실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일을 할때 어떤식으로 해야 할지 미리 정의하고, 기록하며, 정의한 대로 일을 한다는 것 일거 같아요. 예를 들어서 사무실 청소 업무에 대한 관리를 생각해볼까요?
먼저, 청소를 하루에 한 번 할지, 일주일에 한 번 할지 정할 수 있겠죠 이렇게 일정이 정해진다면 바닥 먼지 쓸기, 바닥 물걸레질 하기, 책상 정리하기 등의 수행 범위를 정하고, 일정에 따라 누가 투입되서 일을 처리할 것인지 스케줄 표를 작성해야 겠죠. 그리고 스케줄에 맞춰 청소를 완료 하였으면 'O' 혹은 사인을 통해 청소를 완료했음을 체크할 것입니다.
이렇게 관리를 한다면, 상사가 이번 주, 저번 주 청소는 누가했는지 물어본다면, 스케줄 표를 근거로 알려줄 수 있겠죠.
사실 업무 관리라고 해서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고, 업무에 대한 정의, 완료 기준을 세우고, 현황을 관리한다 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현황을 잘 정리해놔야, 누군가 내 업무에 대한 내용을 물어 보았을 때 명확한 지표를 근거로 이야기해줄 수 있을겁니다.
[잡무]
중소기업은 네 일 내 일이 없습니다. 정말 무슨 일이든 다 나의 일이 되는데요. 그래서 잡다한 경험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때 경험들이 다 제 노하우가 되어있습니다.
65,000 행에 달하는 엑셀 파일을 다루는게 일상이 었던 경험들은 현재 ALB 액세스 로그 650,000 행을 피벗 테이블로 추출해 내어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마감 기한에 쫓기며 작성해야 했던 제안서 작성 경험들은 보고 문서를 만드는데 있어 글꼴, 이미지의 양식과 기본 틀을 맞춰 작성하며 나름 깔끔한 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경험들이 되었답니다.
최근 회사에서도 어떤 일이든 의미없는 일은 없으며, 나중에 본인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훈화 말씀을 주셨는데, 참으로 공감했습니다. 피벗 테이블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었다면, 650,000 행에 달하는 액세스 로그를 분석하고, 근거 자료를 작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겠죠.
이런 잡다한 경험들은 현재의 내가 업무를 처리할 때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가장 효율이 좋은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되는 것 같습니다.
IT 직무를 경험해 보았던 시기 (2020년 ~ 2022년)
첫 회사는 일학습병행제와 병특이 종료되는 달인 2월에 그만 두었습니다. 그 해 4월 집 근처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IT지원팀에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게되어 지원하게 되었는데요, 3달 간의 단기 알바였습니다. 운이 좋은 건지 지원자가 적은 건지 다행히 합격하게 됐고, 롯데 계열사 중 한 곳인 캐논코리아 안산사업소에서 일해볼 수 있는 경험을 해봤습니다.
비록 아르바이트생 신분이었지만, 4년간의 중소기업 경험 뿐이던 저에게 신선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아니 휴가를 신청하는 시스템이 별도로 있네?", "이게 그룹웨어 메신저구나...", "메일을 보내는데 승인을 받아야 해?", "문서는 암호화가 된다고?", "프린터 출력을 사원증을 찍어야만 할 수 있네?" 등 그저 모든것이 신기했습니다.
업무 적으로 캐논코리아비지니스솔루션의 전산실에 들어가 UPS, 백업 장비, 서버, 네트워크 장비를 구경할 수 있는 경험, Beyond Trust라는 보안솔루션의 정책을 추가해보는 경험들을 해보았습니다. 이 때 고등학교 시절 제가 지향하던 직무라고 생각되어 현업 대리님께 많은 상담을 했었는데요, 결론은 일단 경력을 쌓는게 중요한 것 같다 였습니다.
아르바이트로 근무 할 당시 IT지원팀도 채용을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제가 4년의 사회 경력이 있지만, IT 경력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었기에 더욱 더 관련 경력을 쌓는게 중요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7월달이 되었고, "어떻게든 빨리 경력을 채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원할 만한 채용 공고를 찾아보았습니다. 사람인을 주로 찾아보았는데요,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의 경험을 살려 제조업 전산팀에 지원을 하였고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제조업 전산직의 시작 그리고 끝]
그렇게 경력을 쌓자는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제조업 전산직에 취직하에 되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으로 매 해 매출 1,5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중견기업의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전산팀은 팀장님과 저 단 둘 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IT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업무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자산 구매, 등록, 초기 환경 설정 등 반복적인 업무와 ERP 시스템의 로직 수정 등의 중요 업무는 외부 유지보수 업체에게 의뢰하는 등 관리 업무만 맡게 되었습니다. 서버, 네트워크 운영 업무도 있었으나, 규모가 크지 않고, 변화할 일이 크게 없는 제조업 인프라 특성 상 업무가 많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동료, 상사 분들과 어울리면 너무나도 재미있고, 좋은 분들이란걸 느낄 수 있었지만, 제 커리어 적으로는 하루 하루가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매일 칼퇴하는건 좋았습니다.)
그러던 때 TISAX라는 ISO 27001 기반의 유럽 자동차 정보보안 인증을 취득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덕분에 책임감을 가지고 커리어의 불안한 감정은 잠시 넣어둔 채 업무에 몰입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TISAX 정보보안 인증 취득 프로젝트가 점점 마무리 되면서 또 다시 커리어에 대한 불안감이 쌓이기 시작했고, 업무 시간에도 비슷한 분들의 커리어 고민 이야기 글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당근마켓으로 이직하게 된 어느 블로그 글을 보았는데,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어요.
"경력이 중요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무작정 취업을 했지만, 이게 내가 진정 원하고 꿈에 그리던 모습인가? 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고, 제 대답은 No! 였어요. 왜냐하면 고등학교 시절 부터 리눅스, 네트워크 관련된 기술적인 과제를 하나 하나 해결하며 재미를 느껴 IT 쪽으로의 진로를 생각했던 기억이 컸고, 업무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제가 원하는 저의 모습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팀장님과 면담을 통해서 조심스례 퇴사 의사를 전했고, 그렇게 전산직 커리어는 매듭짖게 되었답니다.
학원을 다니며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준비했던 시기 (2022년 ~ 2023년)
제조업 전산직을 그만 둬야겠다고 마음먹은 시기에 다음 직무는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처음 리눅스를 접했던 2013년 당시 AWS와 같은 클라우드 언급은 많이 없었는데, 2022년 당시 네전따 같은 네이버 카페를 돌아다녔을 때 클라우드 엔지니어 라는 직무에 대한 언급이 많았기에, 요즘 핫한 직무라는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하고싶다고 시켜주는 회사는 없었기에(실제로 무턱대고 지원 했으나 서류 광탈 많이 했습니다.) 학원을 알아보았고, 카카오 클라우드스쿨 2기 엔지니어 양성과정을 지원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합격 하였습니다. 2022년 11월 ~ 2023년 5월 까지 아래 커리큘럼을 따라가며 클라우드 관련 기술을 학습했습니다.
커리큘럼 2개월차 까지는 큰 문제없이 잘 따라갈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일과 후(남들 집가는데 학원에 남음) 3개월차를 대비하기 위해 CKA 강의를 들으며 쿠버네티스 선행학습을 진행 했었고, 덕분에 CKA 자격증 취득과 학업 루틴을 이어가 AWS SAA 자격증도 취득 했답니다.
그렇게 대망의 5개월차에 들어가며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커리 큘럼에 정해진 주제가 있었지만, 자율적으로 주제를 선정해도 괜찮다는 운영팀의 안내가 있었기에 저희는 "배포 관리 자동화"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준비하였고, 최우수 프로젝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아래 Toss DevOps팀의 Boilorplate code 영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내 보았는데요. Toss 개발팀에 막 합류하게된 개발자도, 쉽게 프로젝트를 생성하고, 빠르게 Publish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사내 개발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이었고, 이 내용을 저희 프로젝트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Flask로 REST API를 제공하는 Backend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왜냐하면 주로 인프라에 대한 공부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새로운 개발 영역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처음엔 무지 막막했지만, Udemy 강의를 보며 REST API를 구현하는 방법을 익혀 나갔고, GitLab, ArgoCD, ElasticSearch 등 프로젝트에 사용되었던 오픈소스들의 API 문서를 보며 원하는 기능들을 구현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은 개발자가 MSA 구조의 개발을 상정하여 프로젝트를 생성하고, Template Application을 생성하게 되면, GitLab Repository, Jenkins Pipeline, ArgoCD 의 환경 설정이 진행되며, 개발자에게 CI/CD Pipeline을 자동 생성 해주는 내용입니다. 자세한 기능 설명은 아래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유종의 미를 거두며 카카오클라우드 스쿨 엔지니어 양성 과정은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그치만 취업이 이렇게 어려울 지 몰랐던 시절 이었네요.
오픈소스 컨트리뷰션 활동
학원을 수료하고, 백수 시절.. 마음 맞는 분들과 디스코드로 함께 공부를 했습니다. 그 때 오픈소스 컨트리뷰션 행사가 있고 멘티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오픈소스를 사용하는데 익숙했던 저에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행사의 모집글을 보고 흥미가 생겨 지원했답니다. 여러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그 중 Argo Workflows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다행히 운이 좋아서 멘티로써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정말 좋은 분들을 만나 큰 영양가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몰랐어요...
Argo Workflows의 멘토님은 당근 SRE에 근무하는 분이셨어요. 그리고 리드멘티 님들도 계셨는데 정말 어느 한 분 빼놓지 않고 컨테이너, 개발 역량, 쿠버네티스 역량을 뛰어나게 보유하신 능력자 분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매 주 오프라인 모이는 자리에 최대한 참석하려고 했습니다. 이 때 컨테이너에 대한 역사와, chroot, overlay filesystem 등 컨테이너 근본 기술을 하나 하나 설명해 주었던 자리가 있었는데요... 저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깨알로 Argo Project 만을 사용해서 CICD 구현한 경험을 발표 했었는데요. 상당히 떨리고, 청중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서 뿌듯했던 경험입니다.
Argo Workflow에 제가 어떤 기여를 했을까요? 바로 Go Version Upgrade 입니다. 네.. 개발 지식이 많이 부족하여 큰 기여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험으로 오픈소스 생태계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새로운 기능 개발을 위해, 그리고 버그 해결을 위해 Issue를 열고, 기여자들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코드를 작성하고, 메인테이너들의 코드 리뷰를 통해 PR이 Merge되는 일련의 과정들. 그리고 Git Actions를 통해 테스트가 자동화 되는 등의 내용들 말이죠.
그렇게 부끄러운 1 PR 기여 후, 팀원 분들의 캐리로 무려 대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다시 한번 멘토, 리드 멘토, 멘티님들의 지도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마침내 클라우드 엔지니어 직무전화에 성공!(2023년 ~ 현재)
2023년 5월 카카오 클라우드 스쿨 엔지니어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서 약 20건의 채용 공고에 지원했었습니다. 주로 사람인, 원티드 채용 사이트를 사용했고, 신입 혹은 신입/경력 직원을 채용하는 회사에 지원했었답니다.
정말 채용 시장이 얼어 붙어있고, 취업이 힘들다고 느낀 한 해 였어요, 대기업에 지원한 경우 서류에서 낙방하기 일상이었으며, 그 외 기업도 서류 합격 소식을 받아보기 드물었으니까요.
그러던 중 한 기업을 눈여겨 보게 되었는데요. 바로 지금 재직중인 "클라우드메이트" 였답니다. Argo Workflows 컨트리뷰션 활동을 할 당시 우연히 클라우드메이트 기술 블로그에 들어가게 되었고, Public Cloud와 CNCF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에 대한 잘 정리된 글을 보며 자연스례 이런 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틈틈히 채용 공고가 올라온게 없는지 확인 했어요.
그러던 중 9월 경 채용공고가 올라온걸 확인했고, 얼른 이력서를 제출했어요. 여러분들도 "뭔가 이번엔 될 거 같은데?" 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 있으신가요.?(이력서를 지원하며 뭔가 간절함과 될 것 같은 희망감을 느꼈었네요.) 감사하게도 인사팀으로 부터 서류 전형에 합격하여 1차 면접 일정을 잡기위해 연락을 주셨는데요. 화상 면접과, 대면 면접 중 본인이 편한 것으로 선택하라고 하셔서 화상 면접 경험은 없었기에 화상 면접을 진행 했답니다. (입사하고 난 뒤 팀장께 이실직고 했지만, 상의는 셔츠를 입고 하의는 잠옷을 입고있었답니다. ㅎㅎ)
여차 저차 면접이 끝나고, 2차 면접도 무사히 마치며 첫 출근을 하게 되었어요. 여러분은 이 회사가 뭐를 보고 날 뽑았지? 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저도 문득 궁금해져서 팀장님께 "저를 왜 뽑으셨나요?" 라고 질문 드린 적이 있는데요. "경력이 많은게 특이해서요." 라고 말씀 주신걸 보면 IT와 관련이 없는 경력이라도 이렇게 인정 받을수 있구나라고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우선 고객사들의 기술 지원 업무를 기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로 AWS 기술지원을 진행하고 있어요. 또 내부적으로 신규 프로젝트가 들어오는 것들에 대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기에, 쿠버네티스와 관련된 PoC,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만족하고 있을까요?
네, 제조업 전산직으로 근무할 때 반복 적인 업무와 커리어 발전 부분이 하루 하루 걱정 됐다고 이야기 했는데요. 현재 본연 업무인 클라우드 기술 지원 업무의 경우 고객사에서 정말 다양한 제품과 다양한 상황으로 문의를 주시기 때문에 늘 새로운 상황을 겪는 것 같아요. 또 회사에서는 본인이 원한다면 구축 프로젝트를 참가해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기 때문에, 의욕만 있다면 구축 경험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 구축 서비스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경험은 정말 드물거든요. 보통의 기업은 한번 구축을 해 두면 건들지 않고 쭉 유지보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마무리 하며
IT에 관심을 갖게된 고등학생 시절 이후 28살이 되서야 제대로 IT 전문적인 업무를 보고있는 제 자신을 보며, 참 멀리 돌아왔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많이 돌아온 만큼 더욱더 열심히 해 보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2024년 한해는 클라우드 클럽 5기 활동과, @CloudNet의 가시다님 EKS 스터디를 진행하였는데요. 아무래도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건 조금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엔지니어로써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활동하기를 다짐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류해결] kubectl_Unable to connect to the server: tls: failed to verify certificate: x509: certificate is valid (0) | 2023.10.11 |
---|---|
HP SSA(Smart Storage Administrator) RAID 구성하기 (0) | 2023.07.04 |